[김진웅 칼럼] 무궁화의 날

백태현 | 기사입력 2020/08/28 [12:02]

[김진웅 칼럼] 무궁화의 날

백태현 | 입력 : 2020/08/28 [12:02]

 

무궁화의 날

김 진 웅

수필가·시인

 

여느 때보다 일찍 명암저수지 방면으로 나섰다. 활짝 피어나는 무궁화가 반겨주어 산책길이 오롯하고 발걸음이 가붓하다. 길가에 꿈나무를 닮은 어린 나무에 핀 무궁화가 앙증맞다. 몇 년 전 ○○○주민자치위원회 회원들이 이름표도 걸며 가꾼 무궁화나무가 길섶에서 자라며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다. 예초기로 작업할 때 잘릴까봐 낫으로 미리 주위의 풀을 베어준 정성이 고맙고, 덩치가 큰 매실나무 틈에서 기죽이며 크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필자만의 욕심일까. 무궁화의 날도 정하고, 산책로 개설 후부터 무궁화 꽃길로 조성했으면 더 수월하게 명소(名所)가 될 텐데.

 

광복 75주년의 뜻깊은 8월에 The-K 크리에이터를 읽고 무궁화의 날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무궁화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무궁화의 날은 88일인데, 정부 공식 기념일은 아니고 2007년도부터 민간단체의 주도로 제정한 날이다. 88일로 정한 것은 옆으로 돌린 8자가 무한대()의 무궁(無窮)을 상징한다는 의미라는데, 무궁화가 만발하는 시기도 고려된 것 같다.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와 이상희 작가의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3등을 보며 더 상세히 알아보았다. 무궁화는 7월에서 10월에 걸쳐 약 100일 동안 계속하여 화려한 꽃을 피운다. 낱개의 꽃은 이른 새벽에 피고 저녁에는 시들지만, 새로운 꽃이 피어나 계속해서 꽃을 볼 수 있다. 보통 나무는 하루에 50송이 정도의 꽃이 피므로 100여 일 동안 피운 꽃을 합하면 한 해에 2~5천여 송이의 꽃을 피우는 셈이니 참으로 경이롭다. 종류가 200여 종으로 매우 다양하고, 꽃 색깔을 기준으로 순백색의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배달계, 화심부에 붉은색의 단심(丹心)을 가지고 있는 단심계, 단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붉은색 띠무늬를 가진 아사달계로 크게 구분된다고 한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무궁화이지만, 한민족(韓民族)의 꽃이라는 이유로 일제강점기에 극심한 탄압을 받아서 가슴 아리다. 일제는 손에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 생긴다는 의미로 부스럼꽃이라 하며 무궁화 보급을 금지했다. 이에 남궁억 선생은 1919년에 홍천군 보리울 마을에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무궁화 보급과 교육을 펼치다가 투옥되기도 하였으니. 무궁화에 서려 있는 민족의 얼을 통해서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계도한 우국지사(憂國之士) 덕분에 나라꽃이 될 수 있었으니 이 또한 독립운동이다.

 

무궁화의 날을 계기로 무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 무궁화는 대한민국과 한민족을 상징하고 우리 민족의 얼이 스며져 있다. 모란처럼 풍염하지도 않고 장미처럼 요염하지도 않다. 그 담백한 아름다움은 숙연하고, 꽃이 질 때에도 품위를 잃지 않는 모습도 우리 민족성을 대변한다.

무궁화를 법적 국화(國花)로 지정하는 법안이 박완주 의원을 중심으로 발의되었다니 다행스럽다. 88일 무궁화의 날도 부부의 날, 태권도의 날 같은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여 무궁화 사랑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기대한다. 청주 미동산수목원의 무궁화동산처럼 무궁화를 많이 심고 정성껏 가꾸어 우리 국화(國花)답게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되길 갈망한다.

 

▲     ©백태현

 

백태현 기자

bth8135@daum.net

 

사단법인 글로벌 작가협회 이사장
강건문화뉴스 발행인 대표이사
도서출판 강건문화사 대표
시민단체 사실련 사무총장
bth813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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