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삶의 향기마저 내려 놓으며'를 출간한 시인 남연조

남연조의 시는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농민문학의 주류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6/29 [15:50]

첫 시집 '삶의 향기마저 내려 놓으며'를 출간한 시인 남연조

남연조의 시는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농민문학의 주류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6/29 [15:50]

작은 거인, 노력하는 시인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를 증명한 작가, 남연조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시인 남연조가 첫 시집을 상재했다. 이번주를 기점으로 전국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당차고 야무진 그녀의 시를 맛보는 의미로 그녀의 첫 시집 ‘삶의 향기마저 내려놓으며’에 수록된 시 두수를 소개하려 한다.

 

한국문학사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보면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기점으로 농촌 계몽운동이 시작되어 브나로드 즉, 민중 농민이라는 의미의 계몽문학이 발달하였다. 이광수의 ‘흙‘ 심훈의 ’상록수’ 서오봉의 ‘와룡동’등이 농촌 계몽문학의 시초라면 남연조의 시는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농민문학의 주류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녀의 시에 나타나는 효에 대한 사상은 그녀가 시집詩集을 하루라도 더 빨리 세상 밖으로 출가 시키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아늑하고 고즈넉한 산동네

흙집에서 태어나 토박이로

홀어머니 함께 괭이와 낫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단다

 

머리에 하얀 서리 내려앉은

자식들 키워낸 세월의 흔적

불현듯 주름진 미소가 안쓰럽다

 

농사는 자식농사 꽃 중의 꽃

손주를 바라보는 얼굴이

세상 다 가진 행복한 미소려니

 

                                                                 ‘낭군님‘의 전문

 

시를 읽다보면 시인이 생활하는 동네가 그려진다. 작가의 사과밭 농원 모습과 함께 외조 하는 부군의 심성도 보여 졌다. 고요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홀어머니 모시고 농기구와 함께 청춘을 보냈을 그녀의 남편은 손주 바보라는 사실을 시인의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부군의 모습에서 주름이 늘어있음을 알고 안쓰러운 마음 가득했을 그녀 또한 심성 고운 여인임을 표현해낸 시가 아닌가 싶다. 마음의 소리를 듣고 서로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고 싶은 시인의 감정 표현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고생하며 살아내는 식구들에게 위로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시에 녹아 있다. 이 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인의 눈이었다. 그간 자식 키우고 부모 봉양하느라 어쩌면 부군에게는 소홀했을지도 모를 그녀의 미안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세월은 돌고 돌아 검은 머리 백발이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애잔함이 사랑이고 힘이라는 사실을 시인은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젊을 적 새벽녘 정화수 떠놓으시고

내 자식 잘 되게 해달라고

천 번 만 번 비시던 우리 엄마

해가 시든 지 한참이 지나서도

밤낮을 잊고 일만 하시다가

 

어두운 골목길

등에는 힘겨움을 이고 지고

몇 걸음에 주저앉고

또 걷다가 겨우 도착한 집

그때서야 휜 허리 길게 누우십니다

 

한 몸처럼 들고 다니던 호미 저 만큼

매일 아침 뒤뜰 그 자리에

녹두 따기도 잊은 채 귀한 손자를 만나도

반가움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여

딸내미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삼킵니다

 

                                                                                           ‘생각에 잠깁니다‘ 전문

 

누구나 자신이 그 처지가 되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게 삶이다. 시인도 나이 들어 엄마가 되어 보니 어린 시절 보아오던 엄마의 기억이 이해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보다는 세상 모든 엄마는 자식들에게 헌신하고 자식이 잘되기를 기도한다. 새벽 찬바람 맞으면 맑은 물에 세수하고 정갈하게 빗은 머리 다듬으시고는 두 손바닥 쓱싹 소리 날 만큼 어딘가에 기도한다. 낮이면 들로 산으로 어머니의 생은 일에 파묻혀 귀한 손자를 만나도 어루만져줄 시간이 없는 생이 엄마의 삶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엄마를 헤아리기까지 시인의 시간도 어렵고 힘든 시절이 그 얼마나 많았을까를 시를 읽으며 함께 눈시울 적셔보는 시간이다.

 

▲ '삶의 향기마저 내려 놓으며'의 저자 남연조 시인  © 이현수 기자


남연조 시인 프로필

 

-경북 안동 출생

-카톨릭 상지대학교 졸업

-서울문학 신인상 수상

-한양문학 최우수 작품상 수상

-문예마을, 한양문학 회원

-와룡문학 회원, 담원문학 회장 역임

-<저서> '삶의 향기마저 내려 놓으며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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