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만나는 우리들의 작가, 이 수진 시인 편

숨죽인 흔적 속에 가슴을 묻어 놓고 먼 산의 그리움 불러 소맷자락 훔친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6/25 [14:50]

유월에 만나는 우리들의 작가, 이 수진 시인 편

숨죽인 흔적 속에 가슴을 묻어 놓고 먼 산의 그리움 불러 소맷자락 훔친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6/25 [14:50]

어머니의 고단한 헛기침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신록의 계절 유월입니다. 그리움의 대상 중에 어머니 아버지보다 더 큰 그리움은 없습니다. 지금이야 사는 게 다들 부유해져 있지만 지난 시절은 가난이 재산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어렵게 키워낸 자식들이 우리입니다. 이 좋은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가 이 좋은 계절에 부모님을 불러 봅니다. 이수진 시인의 시조,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부모님을 간접적으로 만나는 마음 따뜻하고 가슴 아린 시간이기를 기원해 봅니다.

 

1.

어머니 / 이수진

 

호롱불 밝혀두고 베틀에 앉아 조네

초승달 떠다니며 하루를 잠재우면

헛기침 허공에 날려 고단함을 날린다

 

가마솥 삼대 삶아 햇볕에 말려두고

물레질 힘에 겹다 스르륵 부대끼면

부태줄 허리에 매고 잠자는 달 깨운다

 

잿물에 담아두니 하얀 속 드러나고

무릎을 걷어 올려 입술로 훑어내다

새벽녘 수탉 울음에 쪼그린 채 잠든다

 

[농촌 단상] 계절이 먼지 털며 길섶을 깨워대고 소쿠리 앞세워서 봄 향기 담고 있다 호미는 어깨 춤추며 밭도랑을 일구고 봄바람 등에 업고 사립문 빗장 풀면 농번기 인기 스타 경운기 신바람 나 추억도 논밭 나가서 희망가를 부른다 아낙네 한숨소리 하우스 드나들다 숨죽인 흔적 속에 가슴을 묻어놓고 먼 산의 그리움 불러 소맷자락 훔친다

 

2.

아버지 / 이 수진

 

실개천 물그림자 애틋이 일렁이면

고향 뜰 뭉게구름 그리움 피워놓고

보고픔 가슴속 가득 보듬고서 노니네

 

달구지 덜컹덜컹 흙먼지 날리면서

아쉬움 일궈대며 헛헛함 채워 놓고

들녘에 오롯이 내려 고단함을 재우네

 

소롯길 들꽃 향기 고운 님 기다리다

푸른 숲 사잇길로 설렘 흩어지면

씁쓸한 미소 지으며 나래 펴고 떠나네

 

▲ 이수진 시인   © 이현수 기자

 

 

<이수진 시인 프로필>

 

-경북 안동 출생

-상지대학교 경영학 졸업

-현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 전공 중

-2016년 4월 문학공간 시 등단

-2018년 10월 문학공간 시조 등단

 

-1시집 그리움이라서

-2시집 사찰이 시를 읊다

 

-수상경력

-2018년 도산안창호 우수상

-2018년 영산강 빛고을 백일장 대상

-2018년 정조효 백일장 수상

-2019년 용아박용철백일장 수상

-2019년 김영랑백일장 수상

-2019년 산림문화공모전 우수상

이 외 다 수 수상했습니다

-2020년 제19회 국제지구사랑공모전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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