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만나는 신인작가, 수필가 김종숙

재능으로 봐서는 시로도 언제든 등단 소식이 들려와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닌 작가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6/25 [13:39]

유월에 만나는 신인작가, 수필가 김종숙

재능으로 봐서는 시로도 언제든 등단 소식이 들려와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닌 작가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6/25 [13:39]

수필가로서 지녀야 할 인격과 인품을 제대로 갖춘 작가, 김종숙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유월에 만나는 신인작가, 김종숙 편이다. 우선 그녀의 수필 등단 당선을 축하하며 작가의 등단작 서평을 소개하려 한다.

 

김종숙 작가의 ‘뇌신’ 한양문학 수필 등단 서평 / 한양문학 주간 이현수

 

시대가 그래서일까? 주변에 작가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은데 정작 좋은 글을 쓰는 작가는 점점 줄어드는 시대이다. 스스로 작가라고 해도 독자가 인정하지 않는 작가는 작가라 할 수 없다. 수필은 글을 쓰는 작가의 인격이나 인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문학이라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장르임은 분명하다.

 

필자는 오늘 2020‘ 한양문학 여름호 수필 부문에서 ’뇌신‘으로 신인상을 받게 된 김종숙 작가의 글을 읽으며 ’수필은 이런 거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글은 쓰는 사람들의 특징에 따라 별별 상상력을 다 동원해서 이야기를 구성해 나간다, 삶에는 누구나 가진 추억이 있고 그리움과 아픔이 공존한다. 글을 쓰는 작가도 현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때로는 원초적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본능적이기도 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본성에도 고향이라는 그리움도 있고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유년의 따스함도 늘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작가도 사람이다.

 

작가 김종숙의 마음은 따스하고 진실 된 여성임이 틀림없다. 수필가로서 지녀야 할 인격과 인품을 제대로 갖춘 작가라는 생각에 그의 수필에 여러 심사위원들의 눈길이 머물렀던 이유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시절 한국 역사의 큰 줄기를 거슬러 올라보면 전쟁이 가져다준 시대적 상황은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작가의 아버지는 경찰간부 출신이라는 이유하나로 인민군에게 당했을 말 못할 고초를 겪으며 휴유증으로 천식을 앓게 되었다. 아버지의 기침소리와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작가는 성모님께 ‘우리 아빠를 살려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던 것이다. 더 자라면 수녀님 될께요. 이 한마디에 작가의 효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필자는 알 수 있었다.

 

수필의 매력에는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의 자리가 강조되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라고 했다. 작가의 삶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삶보다 더 치열했을 때 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는 문학이 수필이다. 그래서일까? 작가 김종숙의 삶은 아버지의 병을 낳게 해달라고 애원하며 했던 약속 그대로 23살에 수녀원 뜰에서 그녀의 새로운 인생을 걸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약속이다. 작가만이 가진 약속에 대한 독창적 실천이 독자들의 가슴으로 파고 들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필자는 김종숙의 ‘뇌신’이 좋은 수필이라고 판단되었다. 그녀의 글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려졌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 마치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이 된 듯한 기분을 들게 할 정도로 선명하게 읽혀지는 느낌이었다.

 

-비 내리는 여름날 처마 양철지붕이 새어 의자를 딛고 올라가시다가 미끄러져 다치셨는데 그해 팔 남매를 두고서 지독히도 추운 겨울날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이젠 우리 아버지도 밤이 되고 겨울이 와도 편히 잠들 수 있고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겠지...

 

바람을 실컷 들이마실 수 있고 깊은 밤 홀로 깨어나시는 일도 없겠지, 법 없이도 사실 분이라는 말을 듣고 사셨기에 슬픈 사람 위로하고 웃게 만들려고 하늘나라에서도 날개는 없지만 천사로 살며 자유롭게 사색하시고 명상도 하며 사랑해서 낳은 팔 남매 자식들만 생각하고 기쁘셨던 일들만 기억하시겠지. 늘 저만치 서서 우리 손주는 몇 명....

우리 외손주는 누구누구 ...

아마 못 알아보실 지도 몰라,

 

막내딸의 간절함이 기도가 되었는지 뇌신과 용각산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간절함은 식구들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물세 살에 수녀원 뜨락에서 새봄을 맞이한다.

 

                                                      - 김종숙의 수필 ‘뇌신’ 본문 중에서 -

 

수필은 진실을 기초로 하는 문학이며 작가의 체험을 통해 써 내려가는 1인칭 문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사후 세계가 현세에서 보다는 평안하시길 기도하는 딸의 눈물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대목이다. 무릇 작가는 작품 속에서 본인의 마음과 내면의 모습까지, 그리고 진실함까지 표현할 줄 알아야 하며 생의 희로애락도 가미 시킬 줄 알아야한다. 간절함의 결과가 만들어 낸 수녀원에서의 생활을 끝으로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마음의 소리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아 독자의 한 사람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움이 차고 올라옴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수필의 기본을 알고 글을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작가 김종숙은 솔직히 타고난 글 재주꾼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친 언니가 ‘연희동 김작가’로 잘 알려진 김정숙 작가라 그래서 일까? 언니의 영향인지 기본기 하나로는 타 작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한마디로 두말할 필요 없는 단단하게 내실 다져진 충실한 신인작가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수필은 어떤 데이터나 자료를 토대로 독자를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것으로 접근하는 문학이 아니라 경험과 사실에 입각한 작가의 양심을 표현하는 문학이다. 현대문학사에서 수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타 분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문학적 가치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인식되어져 왔고 일반 독자들 자체도 수필문학은 아무나 쓸 수 있는 분야로 인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기준이나 평가, 인식에 대해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일반 대중 독자와 가장 빠르고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수필가라는 생각을 해준다면 이 또한 나쁜 가치는 아닐 거라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수필 문학이 수필이라는 명분하에 아무렇게나 생산되고 창작되어 나오는 모순 때문에 양에 비해 작품성으로는 미달되는 글들이 제법 쏟아져 나오는 현상을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런 점은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개선시켜나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있어야하고 작가의 경험이나 인생관도 적절히 섞여야만 좋은 글을 선보일 수 있다 라고 한다면 작가 김종숙이야말로 재능과 경험을 다 갖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뇌신’ 이라는 수필이 던져준 과거사의 아픔과 가족 구성원으로서 해야 했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사랑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필자는 마음 흐뭇하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 전체가 침울해져있는 계절에 좋은 작가의 탄생은 한국문단 전체 작가의 이름으로도 환영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가 바라본 작가의 재능으로는 수필 보다는 시에서 더 좋은 글을 창작해 낼 수 있는 소질이 보인다. 언제든 시로 등단했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전혀 놀랄 일 아니라는 사실을 미리 밝혀두며, 김종숙 작가 그녀의 문운을 기원하며 신인상 당선을 뜨겁게 축하하는 바이다.

 

 

▲ 김종숙 수필가   © 이현수 기자



<작가 김종숙 프로필>

  -전북 부안 출생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다솜우리 - 강동대표)

  -현재 (주)금호 T/C 재직

  -2020 한양문학 여름호 수필 당선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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