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연 시인의 눈에는 꽃탑이 무더기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직 교장선생님이기도 하고 시인이기도 한 그녀의 감성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0/05/14 [16:59]

이병연 시인의 눈에는 꽃탑이 무더기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직 교장선생님이기도 하고 시인이기도 한 그녀의 감성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0/05/14 [16:59]

지긋한 나이에 돌탑이 아니라 꽃탑을 바라본 그녀의 시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오월이다. 코로나19로 현직 교장선생님의 마음도 답답하다. 시끄러워야할 교정을 홀로 거닐며 아이들을 기다리는 그녀의 모습이 상상된다. 우리가 아는 꽃의 이름이 시의 소재로 영감을 주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 강한 자극을 제공할 것일 거라 생각한다. 계절마다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피고 지는 꽃을 보며 시인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올 것이다. 문학은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공감으로 이해되는 예술이다. 이병연 시인은 작가로서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시인이다. 오늘 우리가 감상할 그녀의 시, ‘마로니에 꽃탑‘에도 그러한 작가의 마음이 배려라는 이름으로 엿보인다. 그녀의 연배를 첫 연에서 눈치 챘다. 연륜으로 바라본 마로니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지 차분한 마음 담고 탐독하기 바란다.

 

▲ 면천중학교 교정에 있는 마로니에  © 이현수 기자

 

마로니에 꽃탑/ 이병연

 

​지긋한 나이에 돌탑이 아니라 꽃탑을 본다

 

​꽃이 탑을 쌓는다는 말 여태 듣지 못했다

돌에 소망을 쌓듯 층층이 쌓아 올린 꽃탑이다

 

​소망이 꽃차례를 이루어 쌓여가는 동안 봄 추위가 다녀가고

우윳빛 살결에 노랗고 붉은 무늬가 생겼다

 

​언젠가 꽃탑이 무너지고 밤을 닮은 열매가 땅에 구르고

겨우내 비워내느라 초췌해질 것이다

 

​나는 쌓으라는 말보다 비우라는 말을 먼저 배웠다

사는 동안 쌓아 보지도 않고 비워내려는 궁리가 많았다

 

​마로니에가 아름다운 꽃탑을 짓고 허물고

다시 꽃탑을 올리듯

 

​허물어져 빈 공간만 남을 때까지 집이 제 할 일을 다하듯

산다는 것은 쌓고 비우기를 반복하다가

집터만 남기는 일

 

​오월 한낮, 허물어질 땐 지더라도 아름다운 꽃탑을 쌓으라고

칠엽 위 수많은 꽃차례가 돌탑으로 일어서고 있다

  

* 작가의 시작 노트 :

교정의 마로니에에 꽃이 가득합니다. 한 나무에 이렇게 많은 꽃이 꽃차례를 이루며 피어나다니요. 지나가다가 자꾸 올려다보게 됩니다. 그 열매는 밤 모양이어서 너도밤나무로 불려 지기도 한답니다. 마로니에 꽃을 보며 시 한 편 썼어요. 여러분! 아름다운 날 보내세요. 2020.5.14.(목)

 

▲ 면천중 이병연 교장 선생님, 시인  © 이현수 기자

 

<이병연 시인 프로필>

  - 충남 공주 출생

  - 공주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 공주대학 문학 석사

  - 현) 당진 면천중학교 교장

  - 시인, 2016' 시세계 등단

  - 시집「꽃이 보이는 날」

 

GCN 이현수 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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