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글로벌 작가협회, [이상진 에세이] 로만컬러, 차이나컬러

GCN 백태현 기자 | 기사입력 2020/02/11 [10:58]

(사) 글로벌 작가협회, [이상진 에세이] 로만컬러, 차이나컬러

GCN 백태현 기자 | 입력 : 2020/02/11 [10:58]

 로만컬러, 차이나컬러

                                                                           

경기도 양평군 조안면 다산로 팔당댐 주변 마재성지는 정약전,약종,약용, 세분의 천재 형제가 태어나 자란 곳입니다.

세형제의 아버지 정재현이 광주 목사로 부임하면서 잡은 터가 ‘말이 쉬어가는 언덕’이란 뜻의 마재랍니다.

천주교 초기 세례를 받은 3형제 가운데 약전과 약용은 박해 시대 천주교와 인연을 끊고, 전라도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를 가 학문적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와 달리 약종은 천주교 신앙을 고수하다가 부인 유소사와 철상·하상·정혜 등 세 자식이 모두 순교 당해 절손이 되었습니다.
지금 그곳에는 그 분들의 믿음을 위한 순교를 기리는 의미에서 마재 성당이라는 조그만 교회가 있습니다.
몇년 전 저희 성당 성가대원들이 그곳으로 성지 순례를 다녀 왔습니다.

마침 그날이 파티마 성모발현 100주년이라 많은 분들이 11시 미사에 참례 하러 오셨더군요.
저희는 다소 이른 시간에 도착 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여기 저기를 돌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오신 분들께서 멀리서 저를 보시고는 아주 다정스레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제 생각엔 같은 교우님들이니까 그냥 인사를 주고 받나 해서, 저 또한 공손히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다녔는데 같이간 자매님 한 분이 저더러 "다니엘! 사람들이 다니엘 한테 왜 인사를 하는 줄 알아? 어디 가서 거울 한 번 봐봐라, 옷차림이 신부님 비슷 하다.
저분들이 아마도 다니엘을 이 교회 신부님으로 오해 했는 모양이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거울에 비춰 보니 제가 차이나식 컬러가 달린 티 셔츠를 입었는데,이것이 연세드신 분들의 눈에는 신부님들께서 착용하시는 "로만 컬러"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어쨌건 오해 덕분에 많은 분들과 축복의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속에 물들어 늙은 구렁이 같아진 제가 수도로 일생을 살아가시는 사제님으로 오해를 받은 것이 제겐 영광이지만 사제님들께는 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성당 행사때 저런 복장을 하지않습니다.

그 일 이후로 옛 어른들께서 출타를 하실 때 의관을 정제 하셨던 것은 남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않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고려해야 할 일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GCN 백태현 기자


글/사진=에세이스트 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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