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문화뉴스가 추천하는 유월의 작가, 석정희 시인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이름 모를 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낙서하듯 갈겨보았던 자유와 정의의 울부짖음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1/06/01 [14:08]

강건문화뉴스가 추천하는 유월의 작가, 석정희 시인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이름 모를 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낙서하듯 갈겨보았던 자유와 정의의 울부짖음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1/06/01 [14:08]

모나지 않은 모음이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비게 하는 시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삶은 허무이다. 마음이 허해지는 날은 왠지 모를 과거에 집착하게 된다. 지금의 내가 어찌 살아가는가에 대한 회이감은 어쩔 도리가 없다. 자아는 되찾는 것이 아니라 확장해 가는 것, 가끔 지나간 아픈 기억들을 만나는 날이면 내 삶은 어디로 갔는가? 에 대한 허무감으로 수습하기 어려운 날이 있다. 석정희 시인도 시를 지으면서 그러했을 것이다.

 

한동안 사람 버글거리는 곳에서 일부러 이탈해 있었을 거 t같은 시인, 살아온 날들, 삶은 세상과 함께하지 않고는 견뎌낼 수 없는 그 무엇들로 꽉 차있는 것이 현실이다. 돌려받지 못하는 빼앗긴 날들, 어린 영혼들이 바다로 수장된 슬픈 기억은 두 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들이다. 남은자의 가슴에 상처 떠안으며 살아야 하는 현실은 과거를 반성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시인의 아픔이 고스란히 스며든 시 ‘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를 읽으며 지난 사월의 그날이 다시 오버랩되었다.

 

때로는 슬픔도 힘이 되고 허무도 친구가 된다는 말을 실감하는 석정희의 시, 내가 원하는 모습을 내 안에 내 마음대로 다 움직이는 시절은 지났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해야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야 그 시간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도 다 해결하지 못한 세월호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 얼마만큼의 진실인지에 대한 결론도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너도 나도 받지 못할 편지 /석정희

 

- 세월호 생각하며-

 

 

안개 속에 떠나는 게 아니었지

물질에 눈 어둔 사람들의 볼모 되어

내어다 볼 수 없는

깊이도 너비도 알 수 없는

밤 바닷길을 떠난 너

꿈에 부푼 동아리들

병아리처럼 종알대듯

얼마나 기쁜 시간이었을까

새벽이 동틀 무렵

기우는 배와 함께 잠겨야 했던

너희들 부르짖음 듣는다

어둑한 바다 속에서

들리는 비명은 모두가 모음

모음으로 시작하여 모음으로 끝나는

비명이 가슴 찢는다

그 모나지 않은 모음이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빈다

결코 앓는 소리 아니게

부르짖는 아픈 소리여

그 믿음 외면한 우리는

너희들 앞에 할 말이 없다

우리 이제 받을 수도 전할 수도 없는

이 몇 줄 글에 담아 띄우는 마음

탯줄로 이어지던 너와 나의 마음이니

봉오리 속에 품은 맑은 향기

바다를 채우고 하늘에 번져라

 

파도 출렁이는 시간의 베일을 헤치고 날아오르리라 비상하리라를 되뇌며 불꽃의 일렁임을 비명으로 바라보았을 그 젊디젊은 청춘들이여! 남은 가족들은 번뇌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왔을 불면의 시간과 더불어 눈물로 지새운 세월 그 얼마일까? 수 없이 많은 바다의 불빛들은 떠나간 청춘들의 아픔을 알리라. 누군가의 영혼은 어두운 새벽 여명을 열고 걸어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인의 가슴은 또 얼마나 답답했으랴. 시를 읽는 또 다른 독자의 머릿속에서 떠난 영혼의 존재감에 대하여 숨어있는 생각과 몸으로 부딪치는 생각이 그들에게 용서를 바라는 동일한 느낌으로 늘 존재했으면 좋겠다.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이름 모를 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낙서하듯 갈겨보았던 자유와 정의의 울부짖음. 안개 걷히면 여명은 자연스레 밝아오겠지. 어둠 짙어 바람까지 부는 밤바다에 여류시인 한 사람이 홀로 기도하듯 바라보는 슬픔 가득한 어둠의 바다, 그 어둠 속에 오랜 세월의 꿈들이 북두칠성에 스며들어 다시 밤바다에 비춰진다. 석정희 시인은 미국으로 건너가 해외 문학을 빛내는 시인 중 한사람이다. 그녀는 남편 병간호를 극진히 수행하고 사회봉사를 실천하며 겸손과 배품의 사랑을 실천하는 시인으로 그녀를 쏙 빼닮은 딸 바보 엄마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시인의 가슴에 자리한 심장의 울림은 늘 그대로인데 어쩐 일인지 밤안개는 바람에 흔들린다. 지상의 모든 불빛들이 세월호의 비명으로 떠나간 영혼들에게 고개 숙인 밤, 바닷바람이 시인의 얼굴을 때린다.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 지나면 잊어야 하고 빨리 잊을수록 대인배인 것처럼 너무 헤프게 용서하며 살아내는 건 아닌지, 다 용서하고 다 잊혀 지면 불의와 부정은 어쩌란 말인가. 자비와 사랑을 강요로 시시비비마저 가리지 못하게 한다면 지금은 용서할 때가 아니다. 시인의 시에서 슬픔 가득한 진한 여운이 남는다.

 

 

▲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석정희 시인  © 이현수 기자

 

 

[석정희 시인 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창조문학’ 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부회장 및 편집국장과,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현) 한국신춘문예협회 중앙회 이사 및 미국LA 본부장,

계간 '한국신춘문예' 현) 심사위원 등

* 수상: 대한민국문학대상 수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대한민국장인[시문학] 유관순 문학대상, 탐미문학본상,

에피포도본상, 한강문학상, 대한시협시인마을 문학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Alongside of the Passing Time 영시집 5인 공저

Sound Behind Murmuring Water영시집 4인 공저

제1시집 <문 앞에서>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제2시집 < 나 그리고 너 > 가곡집 < 사랑 나그네 >

제3시집 < 강 > The River 영문 시집

제4시집 <엄마 되어 엄마에게>

제5시집 <아버지집은 따뜻했네>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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