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문학 통권 제 13호 여름호 신인상 <시부문> 홍성주 시인 당선

느낌으로 그려낸 행간 마다의 잉크 냄새가 시인의 숨소리처럼 생경하다

이현수 기자 | 기사입력 2021/05/28 [14:22]

한양문학 통권 제 13호 여름호 신인상 <시부문> 홍성주 시인 당선

느낌으로 그려낸 행간 마다의 잉크 냄새가 시인의 숨소리처럼 생경하다

이현수 기자 | 입력 : 2021/05/28 [14:22]

한양문학 여름호 신인상 등단 서평, 홍성주 시인의 시 “징검다리”

 

시인이 표현한 달과 별의 문학적 의미는 여전히 푸르고 여전히 건재한 독자들의 꿈이기도 하다 / 이현수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바다를 그리워하는 소녀가 있었다. 세월의 강을 건너 소녀의 꿈은 이루어졌고 바다는 또 소녀를 반기는 눈치다. 그러나 꿈은 또 다른 꿈을 잉태하여 소녀는 시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습작을 하고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을 하는 기염을 토한다. 여타 문단에서 이미 어른이 된 그녀를 반겨줄 준비가 되었는데도 그녀는 한양문학을 선택했다. 그녀의 신인상 소식은 기다리던 첫눈보다 반가웠다. 느낌으로 그려낸 행간 행간마다에 열꽃이 피었고 활자마다에 스며든 잉크냄새가 시인의 숨소리와 같은 생경함으로 살아났다.

 

그녀의 등단작 “징검다리”를 받아든 열손가락에 전해져오는 감각이 그 언젠가의 첫눈처럼 묻어오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뜨거워졌고 금방 시를 해부해 보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은 필자의 눈빛에 시가 녹아내릴 것 같았다. 코로나로 아무리 외롭고 긴 어둠의 시간이 찾아와도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다림은 따로 있었다. 홍성주의 시에는 그녀 특유의 언어와 시를 풀어가는 기법이 힘든 시절의 아픔을 녹아내리게 하는 그 무엇들로 가득 들어차있음을 필자는 안다. 홍성주의 시를 기다리는 이유에는 세상을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건너가다 / 빠뜨린 / 달 / 돌이 되었다 // 누군가 건너가며 / 쏟아놓은 / 별 / 다리가 되었다 // 누군가 건너가다 / 남겨놓은 / 꿈 / 까치발로 밟으며 / 세월을 두드린다 // 조심조심 / 발끝만 쳐다보며 건너가다 / 중간쯤에서 맞닥뜨린 / 검정 고무신 // 너였으면, 좋겠다

 

                          - 홍성주의 시 “징검다리”전문이다

 

딱히 특별할 것 없을 것 같은데도 읽어보면 늘 같은 공감대의 눈높이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암송하게 되는 시가 홍성주의 시다. 오늘처럼 봄비라도 내릴 것 같은 날, 보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늦은 밤 나란히 앉아 시인의 시를 펼쳐들고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진실의 언어가 묻어나게 하는 것도 시인 홍성주의 글이라 그렇다.

 

시인이 바라본 징검다리는 그냥 돌다리가 아니다. 누군가 빠뜨린 달이 식어 돌이 되었고, 또 누군가 이고 가던 별빛이 쏟아져 돌이 되어 다리를 만들었다. 시인 아니면, 홍성주 아니면, 누가 이런 눈으로 돌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었을까? 시인이 표현한 달과 별의 문학적 의미는 여전히 푸르고 여전히 건재한 소녀의 꿈이기도 하고 어른으로 탈바꿈한 그녀의 꿈을 그려낸 상징성을 지닌 단어이기도 하다. 지나온 세월 조심조심 돌다리를 두드려가며 살아왔을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서도 지워지지 않은 꿈들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고독한 중년의 나이를 징검다리 지나는 중간 즈음으로 해석해보면 시인이 표현한 이인칭 대명사 ‘너’는 단순한 희망을 표현한 꿈의 범주를 벗어나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잠시 고요를 맞는다.

 

봄이 끝나가는 계절이다.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맞아 신록은 푸르지만 하늘에는 슬프고 우울함이 가득 베여있다. 외로워도 기다림을 아는 사람에게 좋은 시를 선물하는 일은 제대로 된 작가가 지녀야할 절대적 필수 덕목이다. 살아내는 과정마다 중간 중간의 크고 작은 생의 아픔 스스로 이겨내고 운명이 부르는 시간 오면 이치에 순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비슷비슷하다.

 

시인이 지닌 꿈에도 마지막이 있다면 초라한 낱말로 열거된 날마다의 시가 아니라 단 몇 줄의 짧은 글에서라도 독자의 오감을 오글거리게 하는 절정의 시를 남기게 하는 것일 것이다. 시인 홍성주는 신인작가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위대한 시에 도전하고 있음이 느껴져 그녀의 꿈인 ‘너‘의 존재를 금방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살아가며 잘한 일이 무어냐고 묻는 필자의 질문에 시인의 대답은 단호했다. 늦둥이 막내딸로 인해 가족 모두가 하나 되는 선물 같은 시간을 얻은 것과 글의 재능을 통해 발견하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도전의 힘이 가족에게 까지 전달되는 신비로운 현상을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자연이 변하고 모든 사물이 변하듯 사람에게도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한 스스로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시인은 알고 있다. 계절과의 이별도 그렇고 우리가 처한 모든 이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성숙이라고 했다. 나이와의 이별, 기타 또 다른 무엇들과의 이별을 고하며 새로운 꿈을 위한 아름다운 이별을 맞으려는 시인의 앞날에 문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한양문학의 보배로 성장할 시인의 등단 소식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홍성주 시인 프로필]

 

-​2020 새한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문장21 (통권51호) 수필부문 신인상

-대한 시문학 협회 수필위원

-한양문인회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정회원

 

▲ 한양문학 여름호 시부문, 신인 등단 홍성주 시인  © 이현수 기자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선임기자

suya6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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